travel[SA] [Galapagos] 갈라파고스와 육지거북 2015/02/17 12:54 by oxymoron


음식 얘기를 간단히 했으니, 동물 얘기를 좀 해보자.

스쿠버다이빙도 했겠다, 수중 동물들 얘기도 하면 더 좋겠지만, 수중카메라도 준비 못했을뿐더러 이제 막 라이센스 따고 바닷물 속에 들어가서는 내 한몸 건사하기에도 바빴기 때문에, 상어나 거북이나 수만마리 물고기 떼 본 것들은 그냥 내 맘속에만 담아두기로 하고.. 지상 생물들 얘기를 주로 해보자.

갈라파고스 여행을 떠나기 전에 BBC에서 갈라파고스 섬을 주제로 만든 3부작 다큐멘터리를 보고 갔는데, 상당히 재미나게 봤다. 몰랐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되었고, 어떻게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 섬에서 영감을 얻어 진화론을 세우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간단히 설명이 되어있었다.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를 여행하고 나서 '종의 기원'이라는 책을 썼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겠지만,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에 갔던 것은 1835년, 다윈이 25세때였고, 종의 기원이 출판된 것은 1859년, 그러니까 다윈이 갈라파고스를 다녀간지 24년이 지난 후였다는 사실은 나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게다가 그가 갈라파고스에 머물렀던 기간은 고작 2주, 그 동안 채집하고 수집한 여러 식물 동물 표본을 갖고 연구를 계속하여 진화론이라는 이론을 수립하게 된 것이다. 
 
갈라파고스에 머무는 2주동안 다윈은 여러 섬을 돌아다니며 핀치 새의 표본을 채집하게 되는데, 나중에 영국에 돌아간 이후 서로 다른 섬에서 잡힌 핀치 새의 부리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같은 종의 새임에도 불구하고, 먹이의 종류나 생활 환경에 따라 무리가 다른 모양을 띄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면서 다윈의 연구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며칠전 뉴스에서 이에 대한 기사가 나오기도..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142448

그렇다면 왜 유독 갈라파고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걸까. 

갈라파고스는 화산섬이다. 가장 서쪽의 바다밑에서 끊임없이 용암이 솟아나면서, 갈라파고스 섬이 놓인 지각 판(tectonic plate) 자체가 천천히.. 1년에 몇 센티미터의 속도로 서에서 동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서쪽에 있는 섬일수록 최근에 생긴 섬이고, 동쪽에 있는 섬일수록 오래 전에 생긴 섬이다. 가장 서쪽의 섬인 페르난디나 섬은 최근의 화산활동(약 70만년 전)에 의해 생성되었고, 지난 2009년에도 화산이 폭발한 적이 있다. 따라서 이 섬과 바로 옆의 이사벨라 섬에는 높은 화산지형이 형성되어있다. 이렇게 높은 산이 있는데, 끊임없이 습한 적도의 해양풍이 불어오다보니, 푄 현상에 의해 섬에는 끊임없이 비가 내리고, 식물들이 우거지게 자란다. 

반면 동쪽에 위치한 산 크리스토발 섬이나 에스파뇰라 섬 같은 경우에는 형성된지 250~320만년이 되었고, 거대한 지각의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는 동안 풍화와 침식을 겪으면서 처음에 있었던 높은 화산은 사라지고, 평평한 초원만 남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비가 내리지 않아 건조한 목초지 같은 형태의 식생을 보이게 된다. 

이렇게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극단적으로 다른 환경을 보이다보니, 바로 옆 섬에 사는 같은 종의 동물들이 그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각각 진화한 것이다. 핀치새 이외에도 갈라파고스의 상징과도 같은 육지거북의 등껍질 모양이 서로 다른 것 역시 거북이들이 환경에 따라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갈라파고스 거북이를 보러 간다!! 길거리에 있는 투어리즘 에이전시에 들어가서 알아보니 거북이 보는 두시간짜리 투어가 있다고.. 인당 $25인가를 내고 택시를 빌려 구경을 하러 Santa Rosa 산으로 올라간다.

바닷가쪽은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으니 거북이를 볼 수 없는게 당연하겠지만, 산에 올라가면 자연 속의 거북이를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 순진했던거지. 택시 기사가 우리를 내려준 곳은 다름아닌 거북이 목장(?).. 인당 3달러의 입장료를 받고 거북이를 구경시켜주는 농장이다.... 



입구는 이렇게 생겼다



입구에는 이렇게 죽은 거북이의 등껍질과 뼈 등이 전시(라기보다 방치)되어있다.


굳이 저걸 뒤집어 써보겠다고 용쓰는 일행.. ㅋㅋㅋ
무천도사가 네 꿈이었더냐..


거북이 다리 뼈라고 했던 듯.


산 위는 항상 안개비가 내리는지라, 바닥도 질퍽하고 습하고 구경하기 좋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입장료도 내고 보러 왔으니 거북이를 찾아보자...



요기잉네..



열심히 풀을 뜯고 있는 거북님.



일단 인사 한번 드리고...
(대충 크기가 짐작되죠?)






바다에서 헤엄치는 바다거북은 헤엄치기 좋게 날렵한 모습이지만 육지거북은 이렇게 육중하다.




왠지 우수에 찬 눈빛...





이렇게 숲속에서 낮잠자는 녀석도 있고..










풀을 참 열심히 뜯는다.


산타크루즈 섬은 비가 많이 오는 섬이라 이렇게 풀이 많다. 따라서 그냥 땅에 있는 풀을 뜯어먹어도 되기 때문에 등껍질 모양이 이렇게 생겼지만, 환경이 다른 에스파뇰라 섬에 사는 거북이들은 높이 매달려있는 선인장 가지를 따먹기 위해 항상 고개를 쳐들어야 하고, 그래서 머리 바로 위 등껍질이 위로 솟아있다. 



요렇게 말이다. (구글에서 퍼온 이미지)



확실히 구분이 되시는지..



그래도 목장이라고 꽤 여러마리를 풀어놓았네. 대략 10마리 정도는 본 듯.






거북이 구경을 하고 왔으니 거북이 버거를... (읭?)
워워.. 그냥 모양만 거북이임



잉카콜라와 함께...





나름 귀여운데..ㅋ



숙소로 돌아오니 로비(?) 소파에 이녀석이 곤히 자고있길래..


한때 갈라파고스에 30만 마리의 육지거북이 살고 있었다고 하는데, 해적들이나 오가던 배들이 그렇게 거북이를 많이 잡아먹었다고 한다. 배에서 식량으로 쓰기에 참 좋았다고.. 그래서 지금은 보호종이기도 하고.. 암턴 그건 알겠지만, 그래도 자연속의 거북이를 생각했던 내 기대는 박살이.. 3달러 입장료가 억울해서가 아님..ㅠㅠ

to be continued..






덧글

  • 나녹 2015/02/17 13:14 # 답글

    갈라파고스 거북을 저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정말 멋지네요. 자세한 후기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저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이라서^^
  • oxymoron 2015/03/14 16:57 #

    현재 갈라파고스에 가있는 지인에 따르면, 산길 돌아다니다보면 야생 거북이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멀지 않은 시일 내에 가보실 수 있게 되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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