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curism[World] [Barcelona] 깔솟(calçot)을 먹어보자 - 레스토랑 Mussol 2011/02/27 01:40 by oxymoron


몬주익 언덕을 돌아본 뒤 급격한 체력저하로 고생한 끝에, 결국은 저녁을 먹으러 나서기 전 잠시 호텔에 들러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이제는 택시도 좀 타고 느긋하게 돌아다녀야 할 때도 되었는데, 그래도 관광지에 가면 한군데라도 더 가보고 한가지라도 더 먹어보고 싶은 욕구를 쉽게 버릴 수가 없다. 일시적인 행동과잉장애라도 오는건지..

어쨌든, 잠깐이나마 호텔에 들러 한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고, 저녁을 먹으러 다시 호텔을 나섰을 땐 이미 어둠이 내린 뒤였다. 다시 전철을 타고, 현지에서 조인하기로 한 다른 일행을 만나러 Passeig de Gracia 역으로 향했다. 

첫날 저녁을 먹기로 한 곳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레스토랑 'Mussol'이다. Mussol은 '부엉이'라는 뜻이고, 역시 책 '스페인은 맛있다'를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바르셀로나 시내의 여러 음식점들 중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까딸루냐의 전통음식인 깔솟(calçot)을 먹어보기 위해 이곳을 찾게 되었다.

깔솟(calçot)이란, 파의 일종인데, 매운 맛이 일반적인 대파보다 좀 덜하고 좀 더 크다. 까딸루냐 지역에서는 매년 겨울에서 봄까지 깔솟을 즐기는데, 대표적인 요리방식은 깔솟타다(calçotada)라고 불리우는 숯불 직화구이 방식이다. 

까딸루냐 지방에 속한 4개의 주(州) 중 하나인 따라고나(Tarragona)의 Valls라는 도시에서는 매년 1월에서 3월까지 깔솟타다 축제가 열리는데, 이때가 Valls의 특산물인 깔솟의 제철이라고 한다. 이때면 스페인 전역에서 식도락가들이 버스로 차로 엄청나게 모여든다고..

깔솟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http://en.wikipedia.org/wiki/Cal%C3%A7ot

어쨌든 Passeig de Gracia 역에서 좀 걸어 Mussol을 찾았다. 바르셀로나 시내도 길이 대부분 바둑판모양이라 길 찾기가 어렵지 않다. 



Passeig de Gracia 역에서 가까운 편이다.
프랜차이즈고 바르셀로나 시내에도 몇군데 있는 듯.


내부 분위기. 공간이 꽤 넓다. 처음에 우리가 8시쯤 들어갔을땐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나올때쯤은 꽤 차있더라는.



이게 아마 나올 때 찍은 사진인 듯?


오픈되어있는 주방.



별거 없는 냉장고..ㅋ



좀 썰렁한데? ㅋㅋ



제철이 되면 이렇게 인당 24유로의 깔솟타다 메뉴를 별도로 운영하는 것 같다.
1월 31일부터 3월 6일까지 라고 메뉴판에 쓰여있네..

깔솟과 쇠고기 스테이크 또는 소시지같은 메인 요리를 하나 선택할 수 있고 와인과 디저트가 포함되는 코스인 듯 하다. 
깔솟무한 리필인지는 모르겠음.



그날의 요리들.



정규메뉴들. 스타터는 5~10유로, 바비큐류는 7~16유로 수준.
확실히 스페인이 유럽 중에서는 물가가 싸서 좋다. 먹는건 특별히 더..


까바(Cava)로 만든 상그리아를 하나 주문.
이날이 내 생일이었고, 다른 일행은 전날 생일이어서 일부러 까바 상그리아로 주문..ㅋㅋ



스페인에서는 어느 식당에서나 질 좋은 올리브오일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게 참 좋다.



역시 빵콘토마테는 기본으로..



빵도 숯불에 구워내 맛있다.


올리브오일을 듬뿍 뿌려서 먹었다..



사이드로 시킨 아스파라거스 구이.



그리고 버섯 볶음(?)요리.



갈은 고기와 몇 종류의 버섯을 볶아냈는데, 빵이랑 같이 먹기 좋았다.



이건 문어가 들어간 샐러드.



드디어 깔솟을 먹을 차례. 책에서 본대로 먼저 턱밭침을 한다ㅋㅋ



이것이 깔솟. 모양새는 영락없는 대파.



옆에 놓인 로메스코 소스(romesco sauce)에 찍어먹는다. 


로메스코 소스는 아몬드와 구운 마늘, 올리브유, 파프리카 가루, 토마토, 와인, 비니거, 양파 등을 넣어 만드는 소스라고.
주로 생선이나 달팽이에 곁들여 먹는다고 한다.



숯불에 잘 구워진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솔솔 올라온다..



그런데.. 깔솟을 먹는 게 상당히 까다로운 일이다. 사실 난 깔솟이라는 음식도 책 '스페인은 맛있다'에서 처음 접했고, 깔솟을 먹는 방법 역시 책에서 본 게 전부였다. 책에 의하면...

"일단 한 손으로 칼솟의 이파리 안쪽 부분을, 또 다른 손으로 흰 줄기를 잡아 밑으로 쑤욱 내려준다. 그러면 뽀얗고 야들야들한 칼솟의 흰 몸통이 모락모락 김을 내면서 드러난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흰 줄기 부분을 살비차다나 로메스쿠 소스에 듬뿍 찍어 들면서 동시에 머리를 한껏 뒤로 젖히고 입을 크게 벌린다. 허공의 칼솟이 정확하게 입을 겨냥해야 한다. 너무 시간을 끌면 소스가 이리저리 떨어져서 민망하다. 재빨리 소스가 묻은 흰 부분만 쏙 빨아먹으면 성공! 이파리는 버린다."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았다. 일단 대가리쪽의 겉 껍질을 벗겨내고 속의 하얀 알맹이를 잡아 밑으로 내려주려 하는데.. 일단 파의 진액 때문에 잘 잡히지가 않는다..ㅠㅠ 그리고 당겨도 당겨지지가 않는다. 이파리랑 연결되어있어서 그런지.. 잘 안되더라고.. 그래서 이래저래 시도를 해보다가 나중엔 성질이 나서 탄 껍질까지 막 다먹었다..ㅠㅠ 




네.. 깔솟타다를 글로 배웠습니다..ㅠㅠ


사실 깔솟에 대한 기대가 컷는데, 생각보다는 많이 아쉬웠다. 아마 깔솟의 맛은 파를 숯불에 직화로 구우면서 진액이 흘러나와 파의 단맛을 배가시켜주는데서 나오는게 아닐까 싶은데, 타버린 껍질과 이파리까지 그냥 먹게 되니 아무래도 탄맛이 너무 강해서 단맛을 많이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취식방법이 적절하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고.. 마지막 하나는 나름 비슷하게 벗겨서 먹었었는데 들큰한 맛과 로메스쿠 소스가 잘 어울리고 뒷맛도 깔끔하게 떨어지는게 괜찮았다. 

그리고 책이랑 인터넷에서 본 깔솟보다 이곳의 깔솟이 씨알이 좀 작았다. 다른데서 보면 훨씬 더 굵은 것들이 많던데.. 



요렇게 벗겨서 빼먹었는데, 괜찮더라는.. 다만 좀 식어서 아쉬웠다. 그릴에서 바로 주워먹는 게 진리인 듯.


글로 배우는데서 오는 한계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동영상이라도 좀 찾아보고 갈걸..ㅠㅠ 그리고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대파로도 한번 시도해볼만 하지 않을까 싶다. 올해 봄에 바베큐 하게 되면 대파 두어뿌리 사다가 시험해봐야겠다..ㅋㅋ


Mussol
Carrer de Casp, 19
933 017 610


ps. 혹시라도 언젠가 깔솟을 먹게 될지도 모르는 분들을 위해.. 글이 아닌 동영상을 몇개 옮겨놔본다. 여러분들은 글로 배우지 말고 동영상으로 배우시라고...ㅋㅋㅋ




따라고나의 Valls에서 열린 2007년 깔솟 축제 영상.



이건 2010년 영상. 아.. 저렇게 먹는거구나....




보너스로 이건 스페인 축구선수들인 뿌욜, 이니에스타, 에투, 그리고 또 누구인지 잘 모르는 애들 하나가 깔솟 먹는 모습.
무슨 예능프로에 나왔었나보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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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여몽 2011/03/01 02:20 # 삭제 답글

    오... 깔솟.... 이란 게 있군요 먹는 방법이 호기심 자극 ㅋㅋ 무슨 맛일까~~
  • oxymoron 2011/03/01 11:28 #

    파랑 비슷해요. 들큰하고 상큼한 파 맛을 생각하시면 될 듯^^
  • 2011/03/02 10:14 # 삭제 답글

    하아.
    늘 글로배운게 문제지머

    난 예전에 고데기하는 법을 글로배우고 나서 머리를 했더니
    이건 뭐 개산발.........

    동영상으로 배우고 나서야 인간의 머리를 하고 집을 나설수 있었다능,.

    나도 스페인 가보고싶다!
  • oxymoron 2011/03/02 10:36 #

    연애도 글로 배워서 맨날 망해.. !_!
  • 2011/03/02 11:07 # 삭제 답글

    ㅋㅋㅋㅋㅋㅋㅋ 아 웃으면 안되는데 이거 슬픈 얘긴데 ㅠㅠ
    그나저나 축제하는 동영상 보니 깔솟이란 녀석 진짜 궁금하네요...
    우리 바베큐때 대파로 꼭해봐요!!!
  • oxymoron 2011/03/02 11:11 #

    ㅠㅠ
    손녀딸님 말씀으로는 대파로는 그 맛이 잘 안날거라고.... 그래도 함 해볼까요? ㅋ
  • 오비맥주 2011/04/17 07:26 # 삭제 답글

    진짜선수들은 아니고 배우들이네요^^ 나머지한명은 부스케츠입니다~ 방금 엘클라시코가 끝났는데...1:1로 비겨서 너무 아쉽네요;
  • oxymoron 2011/04/17 12:42 #

    읭? 대역들이라구요? ㅋㅋ 제가 축구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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